[일반] [행정학과] 배수호 교수님 저서 2020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 선정
-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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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15
2020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배수호. (2019). 한국적 지역공동체 사례연구: 복내이리송계(福內二里松契). 태학사.
책소개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공동체 정신의 실종과 공동체의 소멸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개인은 공동체 속에서 친밀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공동체는 깨지고 개인은 파편화되어 흩어져 있는 실정이다. 짧은 기간 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개개인의 소득수준은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소득의 불평등과 양극화현상 속에서 개인은 더더욱 불행해지고 있다. 공동체성을 되살리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은 그래서 시급한 사안인 것이다.
이리송계는 전라남도 보성군 복내면(福內面) 이리(二里)에서 1803년(계해, 순조 3)에 결성되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지역기반 공동체 조직이다. 이리송계는 220년 가까이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 이리송계는 세도정치, 서세동점의 구한말 혼란기, 경술국치와 일제강점기, 해방과 전쟁,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 등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꾸준하게 지켜오고 있다. 이 책은 이리송계에 대한 심층적 사례연구의 결과물이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 선정
배수호, 이명석. (2018). 산림공유자원관리로서 금송계 연구: 公有와 私有를 넘어서 共有의 지혜로. 집문당.
책소개
과거 전통농경사회에서 퇴비, 땔감, 목재, 식량 등 기층민의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은 거의 대부분 산림자원으로부터 나왔다. 조선 시대에 산림자원은 누구에게나 접근이 허용되고 이용할 수 있는 공리지(共利地)에 해당하였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금산, 봉산, 송전 등 국가 공용지가 확대되고, 화전 개간, 분묘 등을 통해 아문, 왕실 및 재지사족이 임야를 광범위하게 사점화·광점화하면서 기층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리지로서 산림자원은 급속히 분할·축소되어갔다. 이와 더불어, 조선 후기에는 인구 증가, 도시화 진행, 자염(煮鹽)방식의 소금 생산, 화전 개간 등으로 산림자원의 황폐화가 빠르고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하여, 기층민들은 금송계(禁松契)의 결성과 운영을 통해 송계산(松契山)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퇴비, 땔감, 목재, 식량 등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또한 송계산에서 걷어 들인 송계 자금으로 공동 요역 및 부세, 상부상조, 환난구휼 등 공동체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금송계가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자치적, 자율적으로 결성·운영되었기 때문에 산림공유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보호·관리 측면에서 금송계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존 문헌, 정부 공식 기록,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적어도 258개 금송계를 확인하여 금송계 목록을 작성하였다. 특히 금송계 사례 관련 고문서, 공식 기록 등 사료와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기록하였다. 이 책에서 조선 후기 혹은 일제강점기에 송계산을 기반으로 자발적 자치조직인 금송계의 탄생 배경, 금송계의 운영 규칙과 원리, 금송계의 특수성 및 보편성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하기 위해 저자는 금송계 심층사례 연구, 금송계 규약에 대한 내용 분석, 금송계 현장 방문과 면접 조사, 전문가 심층 면담과 서면 조사 등 다각화(triangulation) 방법을 활용하였다. 25개 금송계 사례를 대상으로 내용 분석을, 8개 금송계를 대상으로 심층사례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 후기 혹은 일제강점기에 다양한 유형의 금송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이다. 시행 주체, 시행 목적, 시행 지역, 조직 범위, 송계원 구성, 다른 촌계류 조직과의 관계 등에서 금송계는 서로 다른 모습을 담고 있었다. 둘째, 금송계는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의 여덟 가지 제도설계원칙(institutional design principles)을 대체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지역민 대부분은 송계산의 경계와 구역을 인지하였고 송계원과 비송계원의 구분 또한 명확하였다. 금송계는 송계산의 지리적 특성, 송계원의 인적 구성, 사회경제적 여건 등 현지조건에 부합하는 사용 및 제공 규칙와 함께, 집합 의사결정 장치도 마련하고 있었다. 금송계는 자체적으로 송계산의 산림 감시와 보호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으며 위반자에 대해 점증적 제재조치를 실행하였다. 송계원 간 및 금송계 간의 갈등에 대해 비공식적·공식적인 방법으로 조정·해결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었다. 금송계는 관청으로부터 입안(立案)받아 결성되었으므로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과 자율성을 확보하였다. 금송계는 또한 중층적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금송계는 나름대로 한국적 특수성을 가졌는데, 무엇보다도 금송계의 결성과 운영의 밑바탕에는 강한 공동체 유대의식과 공동체 정신이 깔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공식적으로 제정된 규약을 갖추고 있더라도, 실제 금송계의 운영에는 비공식적인 관습, 관행 및 불문율이 중요하게 작동하였다. 또한 금송계는 단순히 퇴비, 땔감, 목재, 식량 등의 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상부상조, 상호 규검, 환난상휼, 공동 요역 및 부세 대응 등 지역공동체의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운영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목재 판매, 화전 개간, 도조 수입 등으로 공동 기금을 조성·확충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기도 하였다.